제4장 인명, 지명 표기의 원칙
제1절 표기 원칙
외국의 인명, 지명도 일반 외래어 표기 규정을 바탕으로 하여 적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것들이 고유 명사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여러 문제에 대한 표기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제4장의 목적이다. 제1항에서는 외국의 인명, 지명도 외래어이기 때문에 제1장, 제2장, 제3장의 여러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고, 제2항에서는 본 외래어 표기법에 그 표기 기준이 밝혀져 있지 않은 언어권의 인명, 지명도 각기 그 언어 고유의 발음을 반영하여 적어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것이다. 다만, 그 원지음을 알기 어려울 때는 영어, 프랑스어 등 매체 언어의 발음에 따라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제3항과 제4항은 관용을 인정하는 경우를 다루고 있다. 원지음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제3국의 발음으로 통용되고 있는 인명이나 지명은 그 관용을 인정한다는 것이 제3항의 내용이고, 발음에 의한 수용이 아니고 번역에 의해서 수용되고 있는 것도 그 관용을 따른다는 것이 제4항의 내용이다. 원지음에 따른다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그 많은 언어에 고루 통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몇몇 언어권의 인명, 지명을 제외하고는 제3국의 발음을 통하여 수용된다는 것이 현실임을 인정한 탄력성 있는 처리이고, 또한 번역을 통한 차용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제2절 동양의 인명, 지명 표기
여기서 동양이라고 하는 것은 중국과 일본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우리와 오랜 세월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는 사실과 함께 한자 문화권의 나라들이라는 특수한 사정이 이들 두 나라의 인명, 지명의 표기에 대한 특별한 기준의 추가를 필요로 하게 한다. 중국이나 일본의 인명, 지명에 대해서는 우리의 한자음으로 읽는 것이 우리나라의 오랜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 전통은 원지음을 존중한다는 지금의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태도와 상충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원지음의 도전을 받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전통은 전통대로 살리고, 현실은 현실대로 수용하면서 양자 간의 마찰을 극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2절의 여러 규정에 흐르는 기본 정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가 가장 잘 나타난 것이 제4항이다. 즉, 중국 및 일본의 지명 가운데 한국 한자음으로 읽는 관용이 있는 것은 이를 허용하여, ‘東京’은 ‘도쿄’, ‘동경’으로 적도록 했다. 다만, 같은 중국 지명이라고 하더라도 ‘哈爾濱’ 같은 것은 원지음대로 ‘하얼빈’이라 하고 ‘합이빈’이라 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한국 한자음으로 읽어 온 전통을 살리고자 한 것이다. 1, 2항은 중국에 관한 조항이고 3항은 일본에 관한 것인데, 일본의 인명과 지명은 과거와 현대의 구분 없이 원지음에 따라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서는 과거와 현대를 구분하여 한국 한자음과 원지음이라는 다른 기준으로 대하는 것이 균형을 잃은 것 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이것 역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인명, 지명은 고전을 통하여 우리의 생활 속에 융화되어 우리 한자음으로 읽는 전통이 서 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그러한 인명, 지명이 있다고 해도 그 수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경우에 비례할 만한 규정을 둘 처지가 아니다. 일본의 인명, 지명으로서 꼭 우리 한자음으로만 표기해야 할 것이 있다면, 제1장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관용어로 특별히 사정하는 길이 남아 있다. 중국 인명에 대한 과거와 현대의 구분은 대체로 종래와 같이 신해혁명을 분기점으로 한다. 제2절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하여 혼동을 피하게 한 점이다.
제3절 바다, 섬, 강, 산 등의 표기 세칙
지명 표기에서 생기는 부수적인 문제들에 대한 세부적 규정들이 제시되어 있다. 제1항은 띄어쓰기에 관한 것으로, ‘해’, ‘섬’, ‘강’, ‘산’이 외래어에 붙을 때는 띄어 쓰고, 우리말에 붙을 때는 붙여 쓴다고 하였는데, 이런 말들을 외래어에 붙여 썼을 때 일어날 혼동을 염려해서 구별 지은 것이다. 바다는 ‘해’로 통일하면서, 섬은 ‘도’와 ‘섬’으로 구분, 표기하는 것은 자의적인 규정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굳이 달리 고쳐야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제4항도 제3항과 같이 1958년부터 시행되어 온 표기법에 들어 있던 것으로, 굳이 그 이유를 찾는다면 한자를 기준으로 하나의 글자로 된 산이나 강 이름이 일반적이 아니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제5항은 관용에 관계된 항목이라 할 수 있다. 가령, Mont Blanc의 경우 Mont은 ‘산’이라는 뜻이지만, ‘몽블랑’ 전체를 고유 명사로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므로, 거기에 다시 ‘산’을 붙여 ‘몽블랑산’이라고 붙이자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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